“5년전 어느 겨울, 우리 동네엔 아주 작은 교회가 생겼다. 똑딱거리는 소리와 함께 약대동산에 십자가가 세워지고, 그때 3학년이었던 나는 이 작은 교회의 식구가 되었다. 황소대가리 진수, 배추머리라 놀리는 영미, 제일 큰 목소리로 노래하는 영임이와 함께 우린 다정한 선생님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교회를 다니면서 재미있었던 일이 무척 많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즐거웠던 일은 여름성경 학교 연극을 할 때이다. 열심히 대사를 외우고 친구들과 역할분담을 하면서 정신없이웃 고 즐기면서 지낸 일이다. 앞으로 나는 어떤 사람이 될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열심히 교회 에도 나오고 많은 친구들도 사귀고 싶다. .” 이 글을 쓴 친구는 새롬 주일학교 1회 졸업생으로 지금은 고등학생이 되어 있어야 할 아이다. 그런데 그 친구는 지금 공장에 다니고 있고, 아버지가 술을 너무 좋아하셔서 부득이 어머니와 동생과는 떨어져 살고 있다.•
오후 1시를 넘기면서 삼삼오오 아이들의 무리가 노란 지붕아래로 몰려든다. 외관상 동화에나 나올 것처럼 생긴 집은 실상 아주 오래되고 낡은 건물임을 단박에 알아챌 수 있는 아이들의 공부방이자 급식소다. 공부방 문을 들어서자마자 얼른 컴퓨터 앞으로 달려가는 아이, 제 또래와의 놀이와 수다에 열중하는 아이들로 공부방은 활기를 찾는다. 초등학교 2학년인 성환이도 이 때쯤이면 공부방으로 달려온다.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이 곳에 이사와 부모가 맞벌이를 하는 통에 매일 이곳에 드나드는 아이. 공부방을 알기 전에는 이 시간쯤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 집에 가서 식어빠진 밥을 혼자 챙겨먹어야 했다.
지금은 점심, 저녁을 다 이곳에서 해결한다. 그리고 선생님과 숙제며 공부도 하고 가끔은 형, 동생, 친구들과 노래도 배우고 견학도 가고 하루하루가 참 재밌다.
•
•그 시절 약대동 선생님들 이야기 1992년 “새롬교회 6주년자료집 중 “지역선교위원회 좌담회””
이 00: 지역만남의 집이 생기게 된 동기는 어린이집 1회 졸업생이 국민학교 4학년생이 되고 저학년 아이들을 맡길 곳을 찾는 “공부방”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요구가 생기면서 공부방의 공간을 찾는 과정에서 생긴 것 같습니다. 그리고 교회에서도 교회공간의 협소함으로 지역주민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그 때 부모님들의 요구와 더불어 새로운 공간을 찾게 된 것이 만남의 집이 생기게 된 동기였습니다.
최00 :어린이집 교사 : 저는 지역선교 중반기에 들어온 것 같아요. 어린이 집도 변화하고 공부방도 정착이 된, 정리가 된 속에서 지역선교위원회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만났던 것 같아요. 약대동은 맞벌이 부부가 밀집되어 있고 ,그에따른 방치된 아동들이 부모가 바쁘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돌보지 못하고 빠듯하게 살다보니까 엄마들을 보면서 참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결손가정의 아동은 갈수록 늘어나는데(어린이집 10%, 공부방, 주일학교 30-40%)그런 아이들 같은 경우는 굉장히 조숙하고, 눈치보고, 환경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일때가 많아요.
목회자 : 주일학교 결손아동률이 높다고 나왔는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주일학교 총무님 말씀해 주시지요
•
•
황소 대가리 진수형은 더운 여름에 시원한 물로 목욕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시원하게 그렸고요, 나비 추현이는 아빠가 엄마의 도움을 받아 망치질 하시는 모습을 재미있게 그렸고요, 재봉틀 재봉이는 아빠가 집에서 책상을 만들어 주신 이야기를 자랑스럽게 그렸어요.
종성이 규성이는 시험을 보고 엄마에게 야단맞는 모습을 아주 실감나게 그렸고, 양파 양원이는 목수일 하시는 마빠의 모습을 땀을 흘리며 그렸고요,
색연필 문정이는 빨래하고 출근 하시는 엄마의 모습을 정성껏 그렸고, 소정이, 춘화, 영미,경희 는 우리 동네 이야기와 동네에서 싸우는 아이들의 모습을 작은 종이컵으로 만든 붓통을 들고 분주히 왔다 갔다하면서 그렸어요, 유치부 동생들은 저기 공부방 안쪽에 내가 제일 슬펐던 모습을 그렸는데 신나는 동화 이야기 같이 그렸어요.
공부를 하던 어느날 한번은 그냥 넘어가지 못할 쌍소리를 계속해서 나랑 진0랑 한판 ?? 붙은 적이 있다. 대충 참고 넘어가다가 이번에는 나도 끝장을 보려고 결심을 하게 되었다.
진수는 나에게 혼이 나야 했고 친구들 같았으면 주먹이 날아갔을 터인에 선생인 나를 어쩔수도 없고.. 아마 제 성질에 약이 스스로 올랐던것 같다. 순간 진수가 부엌으로 가더니 식칼을 들고 온다. 난 너무 놀랐다. 그러더니 식칼을 나에게 주더니 자기를 죽여달라고 했다. 처음에는 식칼로 나를 어쩔까봐 겁나서 놀랐는데 알고보니자기성질을 스스로 감당할 수 없어서 그랬던거다. 갑자기 내 가슴에 크나큰 슬픔이 몰려왔다.
세상에.. 국민학교 6학년밖에 안되는 아이가 저렇게까지 할때는 저 가슴속에 얼마나 큰 아픔과 상실이 있었을까.. 그런 생각을 하니 눈물이 폭포되어 나왔다.
나는 갑자기 진수를 끌어안고 통성기도??를 했다. 뭐라고 했는지 기억도 안난다. 하나님을 부르기도 하고 진수한테 사랑한다고 하기도 하고 혼을 내기도 하고 미안하다고 하기도 하고... 둘이 끌어안고 울면서 그렇게 30분이상을 보냈다.
•
“
우리가 목회10년차들어가면서 놀란 것이 하나 있었는데 마을 사람들의 최종 목적이 돈을 벌어 이 약대동을 떠나려는 것이라는 사실이었다.그리고 초창기의 약대동에 있던 가정들이 잘사는 분들은 좋은 동네로,어려운 분들은 가정이 전부 붕괴되고 해체되어 마을을 떠나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이었다.“마을이 변화되지않고서는교회도 목회도 선교도 전도도 필요 없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사실약대동가족도서관은IMF시기,지역의 가족이 해체되는 시기에 예수 가정을 꿈꾸면서 지어진 이름이다.가족도서관이란이름의 의미는 이처럼 가정 해체의 시기에 이와 같은 사회적 가정,지역적 가정,공동체적 가정의 의미를확장시키는데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