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통 '중동'이라고 부르는 곳이 있어요. 하지만 학자들이 말하는 정확한 명칭은 '고대 근동(Ancient Near East)'이에요 . 고대 근동은 지금의 서아시아와 북아프리카, 소아시아, 그리고 지중해까지 포함하는 아주 넓은 지역을 말하죠 . 이 넓은 지역은 옛날부터 하나의 문명권이었어요.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싸우기도 하면서 문화와 문명을 교류했죠 .
하지만 '근동'이라는 이름은 사실 유럽을 중심으로 가까운 동쪽이라는 뜻이라서, 약간 식민주의적인 관점이 담겨 있어요 . 그래서 이 지역 사람들은 '미들 리스트(Middle East)', 즉 중동이라고 불리길 더 선호해요 . 외교적으로는 북아프리카까지 포함해서 '메나(MENA: Middle East and North Africa)'라는 용어를 쓰기도 한답니다 . 고대 근동 학문에서는 이집트까지 아우르는 하나의 고대 덩어리를 이야기하기 위해 이 명칭을 계속 쓰고 있어요 . 이 용어를 가지고도 학자들끼리 계속 논쟁이 있답니다 .
우리가 아는 그리스 문명보다 훨씬 오래된 역사가 있다고요?
우리가 역사를 배울 때 그리스나 로마 시대를 오래된 역사로 생각하곤 해요. 하지만 고대 근동은 그리스가 등장하기 훨씬 전의 역사를 다루고 있어요 .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이 지역을 정복하고 그리스 문화가 퍼지기 이전의 3,000년 역사를 탐구하는 학문이 바로 고대 근동학이에요 . 그리스가 등장하기 전의 문헌들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것이죠 .
이곳은 바로 인류 최초의 문명이 탄생한 곳이기도 해요 .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수메르 문명이 이집트 문명보다 아주 조금 먼저 시작되었죠 . 특히 문자 역사가 시작된 것은 기원전 35세기, 그러니까 약 3,500년 전부터로 보고 있어요 . 고대 근동학은 이처럼 인류 최초의 역사인 약 3,200년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다루는 학문이랍니다 .
만 년 전에도 이미 거대한 종교 시설을 만들었다고요?
터키 지역에는 괴베클리 테페나 카라한 테페처럼 아주 오래된 유적지가 있어요 . 이 유적들은 무려 만 년 이상 된 것으로 추정돼요 . 이곳에서는 '티스톤'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T자 모양의 돌기둥이 발견되었어요 . 이 돌기둥들은 사람이 생활했던 흔적보다는 종교적인 의례나 집회 장소였을 것으로 추측되죠 .
놀라운 점은 이렇게 거대한 구조물을 만들었을 때, 아직 '문자'가 없었다는 사실이에요 . 문자가 없었기 때문에 이 유적을 누가 만들었고, 어떤 언어를 썼으며, 어떤 신을 믿었는지 전혀 알 수 없어요 . 하지만 이 넓은 지역의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한곳에 모여 의례를 행했다는 것은, 이미 복잡한 사회 조직과 약속 체계가 존재했다는 뜻이랍니다 . 문자가 나오기 전에도 인류의 사회는 이미 고도로 발전하고 있었던 것이죠 .
고대 근동 역사가 성경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왜 중요할까요?
고대 근동의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성경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에요 . 성경이 쓰인 배경이 바로 이 고대 근동 지역이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구약 성경에 나오는 율법들은 1902년에 발견된 '함무라비 법전'과 비교하며 연구돼요 . 성경 속의 이야기와 고대 근동의 다른 문헌들이 아주 비슷하거나 영향을 주고받은 흔적들이 많아요 .
대표적인 예시로 '사르곤 대왕 탄생기' 이야기가 있어요. 이 이야기는 모세의 탄생 이야기보다 약 1,000년 이상 앞선 기록이에요 . 사르곤의 어머니가 아이를 역청 바른 바구니에 넣어 강에 띄워 보냈고, 나중에 발견되어 위대한 왕이 되었다는 내용이죠 . 성서학자들은 모세 이야기가 이 사르곤 탄생기 이야기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해석해요 . 하지만 모세 이야기는 제국을 세운 사르곤과 달리, 백성을 해방시키는 인물이라는 메시지를 담아 내용을 바꾸어 놓았죠 . 고대 근동사를 알면 성경 속 메시지를 더욱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답니다 .
왜 이 중요한 고대 근동 역사를 우리는 잘 모를까요?
이렇게 중요한 고대 근동 역사를 한국에서는 깊이 있게 다루지 않아요 . 대학에서도 이집트 역사나 메소포타미아 문명 같은 교양 과목이 거의 없죠 . 그 이유는 이 학문이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것을 다루지만, 정작 학문으로 시작된 것은 매우 최근이기 때문이에요 .
이집트의 상형 문자나 메소포타미아의 쐐기 문자는 1840년대에 들어서야 해독되기 시작했어요 . 인류 역사에서 완전히 잊혔던 문명들이 그때 새롭게 발견된 것이죠 .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때 일제강점기와 전쟁을 겪으며 대학에 고대 근동 관련 학과를 설치할 기회가 없었어요 . 그래서 현재 한국의 지식인들은 이 고대 역사에 대해 잘 모르는 '문맹' 상태라고도 이야기해요 . 인류 문명의 기원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고대 근동사를 공부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에요 .